BASEBALLPARK

제가 축협쪽 관계자라면, 이 큰 국제대회를 K-리그 부흥을 위한 수단으로 어떻게 하면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할 거 같습니다. 

물론 성적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그 외에도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겁니다. 

98년 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은 기대에 비해 최악의 성적을 냈습니다. 중간에 감독이 경질되었죠. 그러나 그 대 실패 속에서 이동국과 고종수의 자신감있는 플레이가 국민을 사로잡으며 부산의 황태자로 떠오른 안정환과 함께 인기몰이를 하죠. 

저도 그 땐 축구를 무지 열심히 하고 보고 하던 시기라 기억이 생생해요. 그게 월드컵 2002년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월드컵이 대성공 이후가 문제. 

프로야구야 류현진, 윤석민이 비로소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냈지만, 케이리그는 이미 그 실력을 인정받아 이청용이 프리미어로 직행해서 성공적으로데뷔를 했었죠. 

그 이후로도 케이리그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하면 박지성, 이영표처럼 빅리그 아래쯤 되는 리그에서 적응기를 거치지 않고 4대 유럽리그 직행을 자주 합니다. 케이리그가 꽤 수준높은 리그라는 걸 보여주는 지표는 꽤 많아요. 특히 아시아에서야 현재 넘버원이죠. (곧 중국이 앞설거 같지만 -_-)

아직 충성도 높은 팬을 절대 다수 확보하지도 못했으면서 외국에서 못된 것만 배워서 라이트팬들을 발로 차버리는 매니악한 서포터 응원문화도 크게 기여했지만, 

무엇보다 케이리그가 재미가 없고 시시하다는 인식이 팬들 마음에 자리잡은게 가장 컸다는 거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홍명보 호의 행보는 이런 것에 더 불을 지르는 느낌이에요. 

케이리그에서 재능있는 선수들을 일부러라도 데려가야 관심을 끌고 그 선수 직접 보러라도 새로운 팬들이 경기장을 찾을텐데, 이런 식으로 케이리그 출신들은 외면해서야 월드컵 끝나봐야 축협 쪽에 무슨 이득이 됩니까. 

야구와 비교하면, 야구는 미필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꽤나 활약해서 여론이 들썩이지 않으면 메이저리거라고 대표팀 뽑아가지도 않죠. 그렇다고 해서 국내 선수 미필 선수만 위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칫 잘못해서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안나올 경우 리그 인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최대한 야구 잘한다고 이미 입증된 선수 중심으로 데려가려고 하죠.  프로야구 중흥기를 다시 열었던 것이 국제대회였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씁니다. 

케이리그 쪽은 모르겠어요. 목적이 뭔지 -_-; 정치와 관련이 많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국제대회와 관련한 운영이 합리적인 거 같지 않아요. 팬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 거 같다는 느낌이 강하고. 어떨 땐 리그가 월드컵을 위해 존재하는 것같기도 하더니만, 해외파가 많아진 요즘은 그냥 아얘 관련이 없는 거 같기도 하고. 

홍명보가 청소년 대표팀부터 시작했는데, 걔들 기회만 되면 외국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력을 키우기 위한 해외진출이라기 보단 비지니스 적인 생각들이 많이 작용했던 거였죠. 국내 드래프트를 피해 일본으로 가는데, 홍명보 호 출신들이 주축이었을 겁니다. (이건 확실하지 않으므로 태클 환영)

게다가 그 이후 홍명보 올림픽, 아시안 대표팀 출신들을 주축으로 일종의 왕따문제가 제기되었었죠. 단순히 해외파 출신이 케이리그출신들을 무시한다기 보단 

아시안, 올림픽 대표 홍명보 호 내에서 똘똘 뭉쳤던 것이 홍명보 호 밖에서 부작용으로 나타났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그 홍명보호의 주장이자 정신적 리더가 바로 박주영이었죠.  홍명보의 박주영에 대한 종교적일 정도의 신뢰는 박주영이 주장으로 보여준 리더십에 많이 기인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똘똘 뭉쳤던 것이 과연 건강한 것이었느냐 그건 모르죠 . 결속력과 윤리, 프로의식 이런 건 전혀 관계 없으니까요. 

게다가 이들이 대표팀, 아니 홍명보 호 그룹에 대해 갖는 결속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홍명보 호 그룹의 선수들 중에 프로의식을 망각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경우가 잦았다는 것 역시 재밌습니다. 그럼 국가대표로의 사명감이 강한 것이냐.  그것도 아니란 거죠. 그들의 결속력의 뿌리는 굉장히 모호해요. 하지만 그 결속의 방향은 너무나 명확하죠. 바로 홍명보. 

우스운 것은 이미 해외축구팬의 수가 국내 프로축구팬보다 훨씬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국내 리그의 발전이나 인기엔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거에요. 그동안은 팬들이 무시해왔는데, 이젠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도 외면하고 있구요. 그런 대표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옹호하는 사람도 많죠. 

 

밑에 라팔 님도 글을 쓰셨지만, 

월드컵, 홍명보호 성적 좋을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괜찮은 결과를 만들어오기도 했고 일단 그들끼리 팀분위기는 참 좋고 수비조직력도 괜찮은 편이구요. 개인 전술이 뛰어나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는 크랙도 있고요. 

결론을 짓자면 저렇게 해서 성공해서 얼마나 좋은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는 겁니다. 선수들은 공좀 찬다 싶으면 다들 일단 케이리그 밖으로 나가고들 싶어하는 분위기 더 심해지겠죠. 특히 이젠 일본보단 중국으로 많이들 갈 겁니다. 돈벌어야죠. 팬들 역시 케이리그 출신은 대표팀엔 필요없다는 생각이 더 팽배해지겠고요. 이미 똘똘 뭉쳐버린 그들때문에, 홍명보가 감독을 하지 않는 이상 대표팀 결속력에도 별로 도움이 될 거 같지는 않고.